일상 오브제처럼 재맥락화하여 차용하는 경우

일상 오브제처럼 재맥락화하여 차용하는 경우

차용이미지를 오브제처럼 이용하는 경우이다.

뒤샹의 「샘」처럼 원 이미지를 자신의 작품에서 재맥락화하여 그 이미지에 대한 특정한 태도를

유도함으로써,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뒤샹의 「샘」의 경우, 소변기를 받침대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미술작품처럼 바라보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의 전시가 그 전에는 익숙했던 전시 공간에 대해 의심을 품게 만들고,

더 나아가 서구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서 의심의 시선을 취하게 만든다.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슈퍼마켓에 있어야 마땅할 브릴로 세제의

포장 상자를 갤러리에 수십 개 탑처럼 쌓아 전시함으로써 그 상자를 다른 시선으로 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에 일상의 흔한 상자를 배치함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그 상자를 새로운 시선으로 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시를 통해서 당시 미국인들이 슈퍼마켓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것,

다시 말하면 그들이 일상을 묵묵히 지켜왔던 일상 용품들을 그들 자신들이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앤디 워홀은 브릴로 상자의 이미지를 수사적 장치로 이용하여 미국의 일상 문화를

찬양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슈퍼마켓의 브릴로 상자는 브릴로 세제를 홍보하는 디자인으로서 성공했고,

미적으로도 탁월한 디자인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 상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브릴로 세제에 대해 호감을 느끼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청결을 연상할 수 있도록 물결무늬를 사용했고,

미국 성조기의 색인 빨강, 파랑, 흰색을 깃발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성조기가 연상되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구성은 신뢰성을 연상시키면서 내용물인 브릴로 세제가 믿음직스러운 훌륭한 주방용 세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브릴로 상자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수사적 장치들은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와는 무관하다.

워홀의 브릴로 상자에 대한 관심은 그 세제를 홍보하기 위한 디자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사회에서 그 상자가 수행하는 역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미국사회에서는 유럽 사회와 달리 표준적인 일상 용품을 소비하는 사회였다.

대통령이든 거지이든 똑같은 콜라를 마시고, 똑같은 종류의 스프 통조림을 먹는 사회였다.

워홀은 이러한 미국 문화에 감동받았고, 이것을 작품으로 나타내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수행하는 데 적절한 이미지로서 브릴로 상자, 혹은 코카콜라, 캠벨 스프 통조림의

이미지를 선택한 것이다.

앤디 워홀은 차용이미지를 오브제처럼 재맥락화하여 자신이 나타내려고 했던 의도를 실현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재맥락화는 「브릴로 상자」뿐만 아니라 캠벨 스프 통조림, 코카콜라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워홀은 캠벨 스프 이미지를 기념사진처럼 크게 확대하여 하나만 배치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워홀이 어렸을 때 다녔던 그리스 정교 교회 벽에 붙여있던 성인들의 초상처럼

몇 줄로 병렬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열 방식을 통해 캠벨 스프가 존경스러운 대상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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